며칠동안 새벽부터 오전까지 비가 내리는 바람에 계획했던 트레일 러닝은 미뤄지다가 오늘에서야 달린다. 그리고 부상 회복으로 저강도 달리기를 유지하는 중인데, 오랜만에 러닝거리를 정상화시키다보니 피로감도 쌓여서 오늘도 역시 몸이 무겁다.
일단 나가자. 생각하면 시간만 버린다.

원래 이번주 트레일 계획은 망우-아차산입구(장로신학대학 후문) 왕복 후 깔고개 5회 왕복 채우기였는데, 목표 강도가 너무 높기도 했고, 현재 내 몸상태로는 무리였다.
망우역사공원에서 출발하는 순간, ‘아~ 오늘은 적당히 타협해야겠구나~’ 싶더라고.
깔딱고개도 뛰지는 못 했고, 그냥 걸어올라갔다. 한계단씩, 두계단씩 조절은 했지만 뛰지는 못하겠더라.
며칠 비가 왔지만, 오늘도 역시 등산객들이 많다.
망우쪽 산책로는 구리 마라톤 클럽분들 훈련이 있는 듯 했고, 산쪽은 대부분 등산객인데, 아주 가끔 트레일 러닝하는 분들도 마주친다. 암릉을 뛰어 오르는 분을 봤는데, 참 대단하다 싶다.
7월 21일 부상 이후에 용마 깔딱고개 훈련은 했지만, 트레일 코스를 달린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얼마나 달라졌을까?
피로감이 쌓인 상태라 페이스가 빠르거나 지치지 않거나 하는 변화는 전혀 느끼지 못 했지만, 멘탈이 달라졌다. 망우->용마->아차산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용마산 깔딱고개인데, 그 깔딱고개 570계단을 5회 왕복하는 훈련을 몇 번했더니, 나머지 코스에서의 암릉과 계단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몸이 무거워 힘들땐, ‘아~ 또 계단이야? 또 암릉이네 ㅠ’ 하며 멘탈이 얇아졌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DNF
코스를 마무리하고 망우역사공원까지 이어지는 약경사 내리막의 산책로에서 달리기를 멈췄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이 코스를 달리며 산책로에서 멈춘 것은 오늘이 처음인데, 아킬레스와 종아리에 데미지가 느껴지기도 했고, 피로감도 쌓인터라 조심하고 싶었다.
망우역사공원 -> 깔딱고개 -> 헬기장 -> 아차산 정상 -> 고구려정에서 반환하면 딱 11k 다. 주차 위치에 따라서는 12k가 될 수도 있는데, 오늘은 11k 지점이니 2k 남겨놓고 dnf 한 샘이다. 요며칠 계속 걷뛰로 피니쉬를 했는데, 오늘은 걷뛰도 포기한다.
2km을 걸어 내려가려니 참 멀기도 하더라.
여튼 이번주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에서 탈출했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러닝 후 통증도 불편한 곳도 없다.
사실 부상 이후엔 부상 이전에 어땠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부상의 느낌과 근육통/뭉침의 느낌은 전혀 다르지만 결국 한 끗 차이라는 것은 지난 3년을 지나면서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지금은 그 한 끗 차이를 외줄타는 중이라 헤깔릴 수 밖에, 그러니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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